LA 근교 산행가이드:Strawberry Peak ( 6,164’)

TKT 0 01.16 01:00

딸기봉…녹음 짙은 숲길 따라 오르는 청량감

목하 우리네 지구인들은 신형 COVID-19사태로 인한 미증유의 충격적인 사태를 겪고 있다. 이 증세의 확산이 어디까지 미칠지 또 언제까지 지속될지 오리무중이니, 도대체 갑갑하고 두렵다. 다행히 백신이 만들어져 고위험 직업군을 필두로 접종이 시작되고 있어, ‘이 역시, 결국은 다 지나 가리라’는 다소 밝은 소망으로 불안감을 달래고 있는 가운데, ‘Social Distancing’의 일환으로 아직은 우리 일상생활의 영위에 수반되는 여러가지 개인적 또는 사회적인 활동들이 대대적인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다행히 아직은 단체활동이 아닌 개인의 등산활동은, 보통 사람들이 많이 찾는 “Developed Recreational Area”가 아닌 곳은 아직은 제약을 받지 않고 있는 바, 원리상으로는 이러한 ‘역병’하에서는 각자가 자기 몸의 면역력을 최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즉, 그런 관점에서는 지금이야말로 개인 건강의 유지 및 증진을 위한 등산활동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특히 위험이 따를 만한 까다로운 산행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말은 이러한 비상시국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해당되는 얘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특별히 지금의 엄중한 상황에서는, 혹시라도 산행중에 위험에 처하게 될 경우, 해당지역 긴급구조대의 도움을 거의 기대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Social Distancing’의 실천으로, 각 구조대원들이 자원봉사활동에 임하기가 곤란한 사정이고, 구조장비나 차량의 공유도 금지되어 있어 원활한 구조활동을 수행키가 어려울 뿐 아니라, 헬리콥터, 앰블런스, 응급실 등의 이용도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지금의 이 ‘COVID-19’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어질 때 까지는, 체계적인 지역구조대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의, ‘배수의 진’을 치고 행하는 산행이라는 점을 십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오늘 안내할 산은 우리말로는 ‘딸기봉’이라 부를 수 있을 ‘Strawberry Peak’인데, 식물명을 산의 이름으로 채택한 많지 않은 경우라 하겠다.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는Strawberry Peak 이란 이름의 산이 남가주에는 2개가 있는데, 샌버나디노 산맥에 있는 봉은 그 곳에 산딸기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또 오늘 소개하려는 샌게브리얼 산맥에 있는 봉은 그 생김새가 멀리서 보면 딸기를 닮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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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게브리얼 산맥은 LA의 북쪽에 인접하여, 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에 걸쳐있는 동고서저 형국의 산악지역을 일컬음인데, 대체로 그 안에 있는 산들이 동서로 뻗어가는 여러겹의 줄기를 따라 군데군데 솟아나 있는 가운데, 오늘은 이 샌게브리얼 산맥의 앞줄기를 이루는 다수의 산들 가운데선 가장 높은 산인 Strawberry Peak 을 찾아간다.

샌게브리얼 산맥의 앞줄기(Front Range)라고 하면, LA County의 여러 도시지역에 제일 가깝게 동서로 뻗어있는 산줄기를 의미하며, Lukens, Josephine, Strawberry, Lawlor, Deception, Disappointment, San Gabriel, Markham, Lowe, Echo, Occidental, Wilson, Harvard, Yale, Hastings, Jones, Clamshell, Rankin, Monrovia 등의 숱한 봉우리들을 들 수 있을 것인데, 이 중에 Strawberry Peak 이, 바로 인근의 San Gabriel Peak(6161’)을 불과 3‘ 라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부동의 제 1 고봉으로 우뚝 서있다.

이 Strawberry Peak은 2009년에 있었던, LA 역사상 최대의 화재라는 ‘Station Fire’ 로 5년 가까이 입산이 금지되어 오다가, 다시 등산이 허용된 사연을 가지고 있는데, 발화지점이 SR-2(‘State Route 2’의 약자로, 정식 이름은 ‘Angeles Crest Highway’)의 Mile-marker 36 지점으로, 산림청의 Ranger Station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어서 ‘Station Fire’ 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산불이 시작된 곳이, 손을 쓰기가 쉽지 않은 가파른 지형이었고 불이 번지기 쉬운 건조한 산악지대였다는 정황은 인정되지만, 그렇더라도 효과적인 초기진화 조치가 따르지 못하여, LA 최악을 기록한 초대형 산불로 번져진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Babatunsin Olukunle라는 나이제리아출신 25세 젊은이가 단독 방화범으로 체포되었었다.

가주 전체의 역량은 물론 타주의 일부 도움도 결집되어진 대대적인 진화과정에서 2명의 소방관이 탄 차가 Big Tujunga 지역의 Mt. Gleason근처에서 1000‘ 깊이의 계곡 아래로 추락하여 모두 순직한 인명사고와 함께, 2009년 8월 26일에 발생한 산불이, 50여일에 걸쳐 샌게브리얼산맥 전체면적 960 평방마일의 약 26%에 달하는 252평방마일(약 2억평)의 방대한 숲을 태우고, 10월16일에야 당일 내린 비에 힘입어 진화되었다고 하니,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국에서 첨단의 장비로 무장한 대규모 전문가 집단이라고 해도, 자연의 힘 앞에는 지극히 미미한 존재임을 확인한 셈이라고나 할까.

Strawberry Peak 을 오르는 일반적인 루트는 3개가 있다.

SR-2의 Mile-marker 34.9 쯤에 있는 Colby Canyon Trailhead 에서 시작하여 Josephine Saddle 에 오른 후에 동쪽으로 산줄기를 타는, Strawberry Peak 의 서쪽 능선을 오르는 것인데, 주봉의 아래부분쯤에 ‘Chalky Buttress’라고 부르는 다소 긴장되는 구간이 있고, 마지막 정상부위에 Class 3 의 암벽구간이 있어, 비록 누군가가 바람직한 진행방향을 바위들에 드문드문 화살표로 표시해 놓긴 했으나, 그래도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기에, 여기에서는 권하고 싶지 않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Red Box Gap에 주차하고 Strawberry Peak Trail 을 따라서 산행을 하는 루트인데, 가장 안전하고 전망도 좋으며, 왕복 6마일에 5시간이 걸리면서, 순등반고도가 1500‘으로 크게 어렵지 않아, 오늘은 이 루트로의 산행을 안내한다.

마지막으로는, Angeles Forest Highway 의 Mile-marker 8.2 지점에 있는 Colby Camp Road 로 들어가, 북쪽 Strawberry Peak Trailhead 에서 시작하여 이 산의 북쪽 면을 오르는데, Mt. Lawlor와 Strawberry Peak 사이의 Saddle 에 이르른 후에는, Strawberry Peak 의 동쪽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루트로, 녹음이 짙은 숲길을 따라 오르는 청량함이 있으나, 등산로 입구까지의 접근성이 불편하고, 다른 루트에 비해 전망이 다소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있다.

가는 길

Fwy 210에서 SR-2 East로 나와서 14마일을 달리면 Red Box Gap(4600’)에 닿는다. Mile-marker 38.4 지점으로 이곳에 주차한다. 1908년경부터 이곳에 산불진화용 장비를 보관하는 붉은 색의 큰 박스를 비치하고 있기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곳 Red Box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또는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게 되는 SR-2 의 Main Hub 인 셈인데, 이곳 주차장의 바로 서쪽에서 시작되는 계곡에 모이는 물은 Arroyo Seco의 시작점으로 Los Angeles River 로 유입되어지고, San Gabriel Fault 에 해당되는 남쪽의 함몰된 계곡으로 모이는 물은 West Fork 의 시작점으로 종국엔 San Gabriel River 로 유입되어지는, 두 강물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등산코스

Red Box 주차장의 북쪽 끝에서 SR-2 East 로 50m쯤을 가면, 길 왼편으로 Strawberry Peak Trail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얼굴이 떨어져 나간 채, 기둥부분만으로 서있다.

북쪽을 향하여 나아가는 등산로는 걷기에 편한 완만한 경사의 흙길로, 왼쪽의 높지 않은 산줄기의 기슭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여기 저기 검게 탄 채로 서있는 키 큰 관목들의 형해가, 새로 자라나는 풀들과 관목들의 머리위로 삐쭉 삐쭉 솟구쳐 있어, 아직은 10여년 전에 있었던 기록적인 산불의 상흔을 보여 주지만, 그래도 이제 거의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자연의 강력한 회복력을 다시 인식케 된다.

대략 20여분을 나아가면 완만한 산줄기를 동서로 내려뜨리며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정면 가까이에 나타난다. Strawberry Peak 의 동쪽 이웃인 Mt. Lawlor(5957‘)이다. 여기에서 5분여를 더 가면 등산로가 왼쪽으로 굽었다가 다시 Mt. Lawlor 쪽으로 다가가게 되고, 다시 5분여를 나아가면 3거리가 나온다. Red Box 에서 바로 산줄기로 올라서서 이어져 오는 길이 왼쪽에서 합류되어지는 것인데, 물론 우리는 직진한다.

여기서 부터는 길이 바로 북쪽에 있는 Mt. Lawlor 의 서쪽 기슭을 굽이굽이 돌면서 아주 완만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발 아래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Highway SR-2 가 아득하게 보이며, 그 건너편으로는 Wilson, Occidental, San Gabriel, Disappointment, Deception 등의 봉우리들이 자못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는 형국이다. 등산로는 Mt. Lawlor 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의 기슭을 따라 나아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키가 큰 나무들은 거의 없고, 주로 키가 낮은 Chaparral 덤불 숲 일색이다.

대략 1시간이 지나갈 무렵이 되면 서쪽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 Strawberry Peak 이 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Mt. Lawlor 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줄기의 남쪽 기슭을 굽이 돌던 등산로가, 이제 낮아진 산줄기의 위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Strawberry Peak 과 Mt. Lawlor 가 동서로 이어지는 줄기의 Saddle(5200’)이며, 등산시작점에서 악 2.2마일을 온 지점이다. 여기까지 대략 1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이 Saddle에 올라서고 나서야 비로소 북쪽으로 펼쳐져 있는 첩첩한 산줄기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저 멀리 가장 높은 산은 Mt. Pacifico(7124’)이다.

이곳 Saddle 에서는 길이 네 갈래로 나뉜다. 바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지며 동쪽으로 발자취가 나있는 능선은 Mt. Lawlor 로 올라가는 루트이며, 앞쪽에서 갈라지는 두 길은, 왼쪽은 Strawberry Peak 으로 올라가는 루트이다. 오른쪽의 직진로는 Colby Canyon Trail 과 만나게 되는 Strawberry Peak 의 북쪽 코스로, 이웃 Josephine Peak 으로 갈 수도 있고, Colby Camp & Retreat Center 로 갈 수도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Strawberry Peak을 오르내리는 루트로 이용되며, 종국엔 Angeles Forest Highway의 Mile-marker 8.2마일 지점으로 연결된다. 나무그늘이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는 서쪽의 Strawberry Peak 으로 이어지는 왼쪽 길을 따라 올라 가는데, 그리 크진 않지만 그래도 10여개나 되는 돌출봉들을 통과하며 약 0.8마일의 거리에 1000‘쯤의 고도를 올라가야 하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정상에 임박한 능선에는 참혹하게 불에 탄 채, 다소 스산하고 칙칙한 느낌을 주는 큰 나무 2~3그루가 드문드문 서있어 안타깝다.

최정상은 여러 바윗돌들이 검게 타 숯이 되어진 작은 관목들 사이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으로, 마치 적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초토화된 방어진지를 연상시키는데, 그러나 눈을 들어보면 동서남북 사방의 전망은 참으로 장관이다. 동쪽으로는 Mt. Lawlor 가 바로 지척으로 선명하고 그 너머로 Wilson, San Gabriel 등이 있고, 그 바로 왼쪽으로는 Mt. Baldy와 그 주변의 고산들을 식별할 수 있으며, 서쪽으로는 Josephine 이 또한 가깝고 그 오른쪽 뒤로는 다소 황량한 모습의 Fox, Condor, Iron 등을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Markham과 Deception 에서 각기 뻗어내리는 낮은 능선들 너머로 태평양과 Catalina Island 가 흐릿하지만 완연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고, 북쪽으로는 벌집인양 빽빽한 만학천봉이 눈 아래로 넓게 펼쳐져 있다.

정상의 바윗돌들 사이에 정상등록부 통이 있다. 나름대로 힘들게 정상에 올라 빼어난 경개를 대하는 즉흥을, 방랑시인 김삿갓의 후예답게 한 마디 적어 볼만한데, 세종대왕의 어지신 뜻을 받들어 우리말 우리글이면 나름대로 더욱 가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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